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대형 국기게양대 추진 논란…‘북한 성탄트리 포격 위협’ 재현 우려높이 38m 시설물 건립… 내년 예산안 1억 원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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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가 월곶면 민간인통제지역에 위치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약 40m 높이의 국기게양대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6월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는 걸 골자로 하는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가 ‘국가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등 비판이 이어지자 사실상 철회한 바 있다.
특히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북한이 바라보이는 접경지역에 있어 대형 국기게양대 설치는 남북관계를 더욱 경색시키고 군사적 긴장감 고조를 높여 주민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김포시는 국가 자부심 및 애국심 고취와 통일을 희망하는 상징성 있는 구조물 설치로 관광 명소화하겠다며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높이 36m의 대형 국기게양대를 새로 설치하겠다며 2025년 본예산안에 1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포지역의 한 시민단체 대표는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태극기가 가진 상징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형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를 보여준다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이 더 커지는 것도 아닐 것”이라며 “낡은 국수주의적 방식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려고 한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한 시민은 ”애기봉은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지닌 곳인데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며, 국기게양대 설치에 투입되는 예산으로 지역 주민들의 실생활 개선을 해주는 게 우선순위가 맞다“며 ”과거 성탄트리 설치 문제로 북한이 포격 위협을 하기도 했다. 최근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피해로 고생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포시의회 A의원은 ”현재 남북관계가 긴장국면인데 김포시의 시민들을 생각해야 할 자치단체가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발상으로 대형 국기게양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행정이며 그 돈으로 소음피해로 고생하고 있는 김포 주민들을 위해 써야 한다“며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100m 높이 국기게양대 설치 추진의 아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B의원은 ”광화문 광장 100m 국기게양대 세우겠다고 했다가 시민들 반대가 더 컸고 논란이 됐다. 국가 상징물을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에 설치한다는 것은 국가주의적, 구시대적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C의원은 “대북 방송, 오물풍선으로 전쟁분위기가 구조되어있는 시점에 북측 자극용도 아니고, 시기적으로나 위치적으로 전혀 맞지 않으며, 접경지 지역에 밤잠을 못 자고 위험에 떨고 있는 시민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포시 관계자는 “시민마다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아직 추진 단계이기 때문에 시민과 시의회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