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화미 홍보담당관(왼쪽)이 정영혜 시의원의 질의에 도발적인 모습으로 답변하고 있다.

김포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아 김포시 홍보담당관이 시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임명직 공무원이 선출직 시의원의 적법한 의정활동을 무리한 형사고소를 통해 시민이 부여한 권한과 의무를 제한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해 보면, 김포경찰서는 이화미 김포시 홍보담당관이 지난 7월 정영혜 김포시의원(현 김포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지난 9월 19일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불송치(혐의없음)'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영혜 시의원은 지난해 11월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홍보담당관실 2024년 본예산안 심의에서 이화미 홍보담당관에게 언론사에 집행하는 행정광고비 집행기준 미흡 등에 대해 질의하며 "홍보담당관님의 경솔한 행동들 언행들 때문에, 제가 신문에서 봤습니다. 요즘 좋지 않은 일들이 있으셨더라고요.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맞습니까?"고 물었다.

당시 이화미 홍보담당관은 취재를 목적으로 한 정보공개 청구를 행정광고를 받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취지의 막말을 하는 등 본 기자를 '사이비 기자'로 몰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으며, 경찰은 홍보담당관의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태였다. 이화미 홍보담당관에 대한 경찰의 사건 수사 개시를 비롯 이후 검찰 송치 등의 언론보도가 대대적으로 이뤄져 사건에 대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도 홍보담당관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질의에 대해 진행 중인 사건을 시의회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황이어서 정치권과 공직사회, 언론계에서는 일찌감치 사건 불송치를 전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포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8월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 홍보담당관은 행정사무감사나 예산 심의를 위한 상임위장에서 불성실한 태도와 안하무인적 오만함을 보여주며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며 홍보담당관 해임촉구안을 김병수 시장에 전달한 바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언론홍보비를 다루는 홍보담당관에게 언론인들과의 유기적 관계 여부를 질의한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적법한 의정활동을 범법행위로 몰아가며 시의회 의원들을 향한 무시 및 도발이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홍보담당관이 고소, 진정, 신고를 남발한다면 시민이 부여해 주신 권한과 의무인 의원의 적법한 의정활동이 위축되고, 이는 곧 시민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화미 홍보담당관은 지난 8월 한 지역언론에 “의정과 무관한 악성 민원인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일을 공개석상에서 인신공격과 함께 발설해서 고소했다”며 담당 업무를 망각한 사실과 다른 말을 공공연하게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