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민신문

[취재수첩] 김병수 김포시장의 패착?...성급히 써버린 '서울 건폐장 김포 이전 카드'

윤재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9/27 [12:11]

[취재수첩] 김병수 김포시장의 패착?...성급히 써버린 '서울 건폐장 김포 이전 카드'

윤재현 기자 | 입력 : 2023/09/27 [12:11]

▲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차량기지 인근에 위치한 건축폐기물 처리업체.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결정이 미뤄지면서 김포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김포시와 인천시가 정차역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시는 인천 검단신도시 1곳과 인천 불로동·김포 감정동 경계 1곳 등 검단지역에 2개의 역사를 운행하는 노선을, 인천시는 원당지구 등을 포함한 총 4곳의 역사를 운행하는 'U자형' 노선을 각각 대광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8월까지는 노선을 결정하겠다는 대광위의 입장표명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최근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계속 싸우다가 둘 다 안 되는 수도 있다"는 발언이 나온 가운데 정부가 '노선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연말까지 조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전해져 김포시민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 8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포시민들이 서울로 진출입하는 길목에, 그것도 'U'자 형태로 깊숙이 우회해 검단에만 4개의 역사를 놓는다고 하면 김포가 방화동 건폐장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 서울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 김포 이전 문제가 다시 조명 받고 있다.

 

방화동 건폐장 이전은 김병수 시장이 취임 5개월 만에 전광석화 같이 서울시, 강서구와 합의하면서 결정됐다. 김병수 시장은 지난해 11월 오세훈 서울시장, 김태우 강서구청장과 함께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한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추진,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된 김포 연장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수정, 방화차량기지·건설폐기물 처리 업체 이전 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방화동 건폐장의 김포시 이전이 기정사실화 됐다. 아니 협약서 이면에 김포로의 이전을 명시해 놓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 시장은 방화동 건폐장 김포 이전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도 "(방화동 건폐장 김포)이전 자체가 확정이 아니므로 부지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김 시장은 지난 5월 인천 서구와 대광위의 조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건폐장은 서구 영향권 밖으로 위치하게 한다는 내용의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의 조속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렇듯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분명 김포시는 방화동 건폐장의 김포 이전을 합의한 것 같은데, 확정된 게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김 시장은 "김포가 방화동 건폐장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발언을 했는지 의문이다.

 

기자가 기피시설인 '서울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을 거론하는 이유는 5호선의 연장 노선 결정이 최소한 연말 이후로 연기된데 대해 김포시 제안 노선을 수용시키기 위해 김포시가 딱히 내놓을 '히든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결정만 지켜봐야 하는 형국에 처한 김포시를 보면서 '방화동 건폐장 김포 이전' 카드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

 

이런 점에서 정하영 전 김포시장은 일찍이 김 시장의 방화장 건폐장 자진 수용이라는 전략적 오류를 지적한 바 있다. 정 전 시장은 1"덜컥 건폐장을 받겠다고 약속한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었으며 이후 중요한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동식 전 김포시장도 최근 SNS에서 방화동 건설물 폐기장 김포이전과 관련해 "서울 강서구민들이 그토록 혐오하고 싫어한 것을 선뜻 받은 김포시 결정,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정책이 상책중책하책이 있다면, 김포시 선택은 하책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건폐장 김포 이전이 사실상 합의된 가운데 김포시민이 침묵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피시설인 건폐장을 받고서라도 지역발전과 지하철 김포연장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묵시적인 동의가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김포시와 인천시의 첨예한 대립 속에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지금 건폐장을 우리가 받겠으니 인천시도 양보하라는 협상카드로 사용한다면 강력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겠다라는 미련이 생긴다.

 

방화동 건폐장 김포 이전이라는 카드를 너무 일찍 사용해 버려 협상력을 저하시켰다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김포시가 건폐장 카드를 주고 무엇을 받았는지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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