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2평짜리 송고실 폐쇄…김병수 시장은 기자가 두려운가?취재활동 제한 당연…‘애완견’ 만들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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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기도·인천시는 물론 기초단체 가운데 언론매체 기자들이 이용하는 브리핑룸이나 송고실이 없는 곳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브리핑룸도 없는 김포시가 2평 규모의 '송고실' 마저 없앤다고 한다.
김포시를 출입하는 한 지방일간지 기자는 오늘 굳게 닫혀있는 송고실 출입문에 붙어있는 글을 보고 놀랐다. "홍보담당관 회의실 확장공사로 인하여 송고실 벽체 철거 공사를 실시하오니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사일자: 2024. 7. 6.(토)"
이런 사실을 사전에 공지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자의 당혹감은 더욱 컸다고 했다. 거의 모든 출입기자들도 모른다. 보도자료 배포 등을 위해 메일이나 문자, 카톡을 대량으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을 텐데 뭐가 그리 힘들어 알리지 않았을까.
과거 기자실이라고 불리던 공간은 오래전 없어지고 민선6기 시절 홍보담당관실 한켠에 책상 2개를 놓은 송고실을 민선7기가 출범하면서 정하영 전 시장이 브리핑룸으로 확대·신설했다.
그러나 민선7기와 민선8기 교체기인 김병수 시장 당선 직후 홍보담당관실을 확장해 사실상 민선8기 김병수 시장부터 브리핑룸은 없어지고 현재의 송고실이 소규모로 만들어졌다.
2평 정도 공간에 책상 5개가 놓인 송고실은 등을 맞대고 앉기 어려워 기자들 사이에서는 '쪽방'이라고도 불린다. 이마저도 없앤다니 말문이 닫힌다.
송고실 폐쇄 배경에는 김병수 시장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김 시장은 기자를 기피한다. 아니 두려워하는 것 같다.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어떻하나하고 웬만하면 공식적인 질문·답변의 자리를 만들지 않는다.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던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 때나, 시민의 중대 관심사인 지하철5호선 노선 중재안 발표 때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안 브리핑 또는 설명회를 한 차례도 갖지 않았다.
연례적인 신년 기자회견, 취임 몇 주년 기자회견도 건너뛰거나 형식적이다. 올 초 신년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을 접수한 짜여진 각본이였다. 바로 어제 열린 민선8기 2주년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은 없었다.
김병수 시장은 어제 시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언론은 시민과의 소통을 대신하고 나아가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송고실을 폐쇄하는 소식을 듣게 됐다. 본관 지하층 민원상담실을 사전에 신청해 이용하란다.
이는 취재활동을 제한·봉쇄하고 언론의 감시·견제·비판 기능을 저하시키는 행태임이 분명하다.
김포시내 지역신문 기자들은 시청 인근에 자체 사무실이 있으나 그렇지 못하는 기자들이나 인근 지자체들도 담당하는 취재기자들은 장돌뱅이나 보따리 장사처럼 노트북 가방을 메고 시 청사를 떠돌아다니고 기웃거릴지도 모른다.
주는 행정광고비나 받고 매체에 뿌리는 보도자료나 베껴 쓰고 웬만하면 시청에 들어오지 말라는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 언론을 쓴소리하는 ‘경비견’이 아닌 ‘애완견’으로 만들려는 것인지 의구심이 간다.
소통을 시정 방침의 무엇보다도 우선 순위에 놓은 김병수 시장은 역설적으로 역대 최고의 '불통'이라는 평가를 일부 시민들로부터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취재 활동 억압과 소통관이라는 희한한 방식의 대리 소통을 하고 있는 김병수 시장은 '소통'이라는 말을 꺼낼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