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10시부터 경기도의회는 전 의원을 대상으로 ‘2024년 예산안 및 2023년 추경예산안 제안설명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내년 예산안이 어떻게 짜여졌고 어디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는지, 추경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의 자리다.
그런데 그 시각 김포시 경기도의원 두 명은 의회에 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오세풍 의원(김포 제2선거구)과 김시용 의원(김포 제3선거구)이다.
경기도 의원 정족수는 156명이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의원은 국민의힘만 10명. 그 중 김포시 의원 2명이 여기에 속해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김포시 경기도의원이 불참자의 20%를 차지한 것이다.
그럼 이 두 분은 그 시각 어디에 있었을까?
두 의원은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불참하고 지역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그것도 지역 국회의원은 뒷줄로 밀어내고 포부도 당당하게 앞줄 중앙을 차지하고서.
의원의 본분은 의회에서 이루어진다. 의원이 의회를 벗어나는 경우는 공적인 업무나 의회가 열리지 않을 때나 시급한 현장의 목소리를 살필 때다. 그렇지 않고서는 의회에 상주하면서 자신의 상임위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의 정보도 캐내 지역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의원들이나 지역 집행부와 정보를 공유해 하나라도 더 얻어오려고 해야 한다.
의원들이 선거에서 하는 말이 있다. 답은 현장에 있다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당선이 된 뒤부터는 의원들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란다. 물론 개중 현장에서 발 벗고 뛰는 의원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무슨무슨 행사장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런데 무슨무슨 행사장에 가면 조금 전 행사장에서 봤던 사람들을 다시 보고, 다음 행사장에서도 또 본다. 행사가 많은 가을철에는 하루 서너 번은 마주치는 게 예사다.
의원들이 여기서도 보고 저기서도 보는 행사장 사람들은 그 지역에서 난다긴다하는 사람들이다. 한 지역이 그들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의원들에게는 그들이 현장이다. 표(정)관리의 현장.
의원들이 선거에서 목 놓아 외친 현장이 이곳을 말함인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안다. 의원들이 말한 현장은 일반 시민들 속에 있다는 것을.
의원들이 선거에서 많이 하는 말 중 다른 하나가 나를 뽑아주면 의회에 나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살겠다고 한다.
그래서 뽑아주었다. 하지만 그들의 현장은 행사장에 있고 행사장을 찾는, 이제는 지인이 된 사람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의회에서 할 말이 얼마나 많겠으며 정책 제안을 몇 개나 할 수 있겠는가? 밑천이 금방 드러났을 터인데.
이런 현실이기에 현장의 목소리가 의회의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다. 행사장 참여가 힘든 일반 시민들은 시청이나 군청을 제집 드나들듯 해도 외면당하고 돌아서야 한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은 국회의원은 차치하고라도 시·도의원이라도 한 번 만났으면 좋겠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만날 일이 없다. 어찌나 일반 시민들은 잘도 피해다니는지.
의원들이 말하고 주장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아이디어도 풍부해지고 의회에 나가 할 말도 많아지는 법이다. 하지만 현장 경험도 없는 사람들에게, 그것도 누구누구에게 귀동냥한 말을 전하는 행사장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의원들에게 남는 게 무엇이겠는가? 이번 김포시 경기도의원의 지역 행사장 참가를 보고 두 의원뿐 아니라 김포시 모든 의원들이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필자의 마음이다.
의원이 의회를 떠나 현장에 있지 않고 행사장에 있다는 건 시민들의 대변자라는 의원 본연의 임무를 저버린 처사다.
김포시 의원들은 이제라도 지인이 된 사람들과 별거하라. 아무런 일면식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일반 시민들의 두텁한 손을 잡고 눈 마주치며 진심어린 마음으로 귀 기울이는 김포시 의원들을 보고 싶다. <저작권자 ⓒ 김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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