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초대형 기독교 구조물 ‘노아의 방주’ 설치 검토 논란"불교계 “정교분리 위배ㆍ성지화 시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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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가 지역 내에 길이가 125m에 달하는 초대형 기독교 구조물인 ‘노아의 방주’ 설치를 긍정 검토 중이라고 밝혀 종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불교계 언론들이 보도했다.
노아의 방주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기독교 상징물로 성경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는 4000여년 전 노아가 신의 계시로 배를 만들어 인류를 대홍수의 명망으로부터 구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19일 불교계 매체인 <불교신문>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건축가가 제작해 한국에 기증을 의사를 밝힌 ‘노아의 방주'는 기독교계 인사들로 구성된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가 한국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노아의 방주 한국 유치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설치 계획과 향후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두호 노아스페이스 회장은 “현재 인천광역시, 고양시, 김포시, 강화군 시장 및 군수들과 협의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국에 설치해 단순한 기독교 상징물을 뛰어넘는 문화 테마파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불교신문은 "관련 확인결과 인천광역시, 강화군은 협의한 바 없으며, 고양시는 확인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포시는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불교신문은 또한 "이화미 김포시 홍보담당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직접 참석했다. 이화미 담당관은 '분단국의 평화를 위해 기증했다는 건축가의 철학과 김포시 가치관이 맞아서 지자체 유치를 긍정 검토 중이다'라며 '향후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구조물 관련 사업은 크리스마스와 같다고 본다’라며 ‘종교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문화콘텐츠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포 사찰의 한 스님은 '김포에 기독교를 상징하는 대형 구조물이 설치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며 '지역 특성과도 무관하고 분단국의 평화와 구조물간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고 불교신문은 덧붙였다.
불교 매체인 <현대불교>도 "지자체가 앞장서 기독교 상징물을 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유치하는 것은 정교분리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지자체의 과도한 성지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공공의 영역에 특정종교 상징물을 설치하는 것은 선교하겠다는 목적이 다분하다”는 조계종 스님의 우려를 보도했다.
<법보신문> 또한 "불교계에서도 ‘노아의 방주’가 지역의 특성과 무관할뿐더러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특정 종교 상징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기독교 단체나 신자들이 예산을 대겠다고 해도 만약 지자체에 영구정박한다면 유지, 보수비용은 결국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종교전문가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국행이 추진되고 있는 노아의 방주는 초대형 목재 구조물로 길이 125m, 너비 29m, 높이 23m, 실내 연면적 1만6천528㎡(약 5천평), 무게는 약 3천t에 이른다. 내부에는 성경 내용에 따라 동물 모형 1만6000개가 전시돼 있다.
구조물은 현재 네덜란드에 정박해 있다. 구조물을 한국에 유치하려면 운반비, 보수비, 설치비 등 7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